2024.04.19 (금)
어머니 -송경복 사모-
팔십 오년 겹겹의 시간들
주린 보릿고개와 전쟁의 회오리
거칠고 험한 언덕을
맨발로 걸어오신 내 어머니
줄줄이 낳은 딸 다섯
스스로 죄인 되어
쏟아야 했던 눈물
앙상히 말라 버린
젖무덤 사이로
바람만 훑고 계신 어머니
마디마디 갈퀴가 된 손가락
무릎은 낙타가 되니
예비하신 짝 만나 가정 이루는구나.
짙게 들여진 노을빛에
한 땀 한 땀 육남매 얼굴 수놓고
고단했던 하루가 쉼을 만난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데
자식 된 도리 해야 하건만
내 낳은 자식새끼가 우선되고
어머닌 영원히 내 옆에 있을 거라 믿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