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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여름길목

기사입력 2019.08.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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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신성(복된이웃교회 사모, 시인)
    김신성 사모.jpg
    김신성 사모(시인)

     

    한번쯤은 이렇게 뜨거운
    계절을 만나
    달궈진 길 위에
    서보는 것도 좋으리라
    불같은 열기를 마시고
    헐떡거리며
    심장속에 숨어있던
    허영과 교만을 토해내어
    밀납처럼 말라
    소멸되어 가는 것을
    봐야한다

    풀잎들은
    흔들리면서도 푸르른데
    나는
    뜨거운 햇빛 아래서
    비틀거리며
    부서지는 질그릇임을
    알게 된다면
    겸손히 겸손히
    한 계절을 지나리라
    박넝쿨의 그림자조차
    귀하고
    한 조각 구름이 실어온
    바람 한 줄이 고맙다
    폭염을 견뎌내는
    모든 생명이
    위대하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다시 소명을 깨워주는
    이 뜨거운 계절을
    사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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