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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연합기관(한기총·한교연·한교총) 통합방안에 대한 평소 소신

기사입력 2022.02.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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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과적으로 복음 전하고 예수님 안에서 올바른 신앙생활하기 위한 것
    대사회·대정부에 대해 한 목소리 대변 역할 감당
    한국교회 연합에 제일 걸림돌… 교단 교권주의·이기주의에 편승한 사람들의 인성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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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서영 목사(전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전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예장합동개혁 총회장)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및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역임한 나에게 누군가 ‘연합기관이 필요하냐?’ 이렇게 묻는다면 나는 “필요하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연합기관, 단체, 교회, 개인까지 우리 예수 믿는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책임이 주어져 있다. 그것은 연합단체도 마찬가지다.

     

    연합단체와 연합기관의 대전제는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개인이 하기 힘든 일은 교회에서 하고, 교회에서 하기 힘든 것은 노회에서 하며, 노회에서 힘든 것은 총회에서 하는 것이 올바른 절차다.

     

    총회에서는 각 개별 총회에서 협력하는 연합기관과 함께 진행하면 된다. 이렇게 대사회, 대정부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그 목적이 어떤 정치적인 논쟁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예수님 안에서 올바른 신앙생활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명예와 교권을 놓고 다툼을 하거나 먹고살기 위해서 싸움을 한다면 그 자체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연합기관 통합은 복음전파와 신앙생활에 장애물을 없애는 측면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그렇다. 사회에 덕을 끼치고 복음을 전해야 하기에 차별 대우를 받아야 될 이유는 없다. 이 때문에 연합기관의 통합이 꼭 필요하다고 공감한다. 

     

    하지만 한국의 진보측, 사상이 틀린 연합기관과는 하나가 될 수가 없다고 본다. 신앙이 틀린데 어떻게 연합이 되겠는가. 그래서 진보 진영 하나, 보수 진영 하나의 연합기관이 각각 필요한 이유다. 이 두 진영이 서로가 조금씩 선의의 상호견제를 하면서 건전하게 발전해 나가야 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지금의 한교총처럼 감리교단이 들어오면 정체성이 없어진다. 진보와 보수교단이 하나로 합쳐져 연합단체가 되면 정책적 연합은 가능할지 몰라도 그 실행은 매우 어렵다고 본다. 

     

    예를 들어서 우리 보수 쪽에서는 동성애를 반대하고 진보 쪽에서는 찬성한다면 연합을 이루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그런 연합단체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내가 현재 한교총에 가질 않고 한교연에 있는 것은 한교총에 가면 정체성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 때문이다. 한교총은 현재 진보와 보수 교단이 혼합되어 있는 혼합연합기관이라 신앙에 대한 정체성이 너무나 애매모호한데 나는 그런 걸 못 받아들인다. 

     

    그렇다. 신앙의 정체성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믿음도 고수하고 진리도 지켜야 하는데 진보와 보수 두 단체가 들어와 있다는 자체가 나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잘못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한교총은 진보단체도 아니며 보수단체도 아니고 투명하지도 않고 명분도 없이 만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진보 하나 보수 하나로 이렇게 두 개의 단체가 각각의 단체를 대변하고 또 각 단체의 신앙과 신앙고백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연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닌 건 아무리 이해해보려 해도 명분이 없는 것이다.

     

    나는 교회가 많이 모여야만 대표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대표성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인정해야 되는 것이지 숫자만 많다고 되는 건 아니다. 처음엔 한국교회 연합 기관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기 때문에 보수쪽에서 한기총을 만들 때는 명분이 있었다.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째 단체를 만들 때는 한기총이 그 당시 금권선거와 같은 문제가 많아서 한기총을 정상화시킨다는 명분으로 한교연을 만든 것이다.

    물론 한기총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다른 단체를 만든다는 명분은 있었지만 사실 이 말이 안 맞는다. 한기총이 잘못가고 있으면 그 안에서 제대로 운영되도록 개혁을 일으키고 계속해서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데 그냥 자신의 마음에 안 든다고 밖에 나가서 한기총을 정상화한다는 자체가 사실 문제가 많았다.

     

    거기에다 대교단 중심으로 모이다 보니 그냥 새로운 하나의 단체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한교총은 더더욱 명분이 없는 것이 되었다. 한기총과 한교연을 통합시킨다고 교단장 회의에서 중재 역할을 하다가 또 잘 안 되니 본인이 하겠다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한 결혼 중매하던 사람이 중매가 안 되니까 내가 결혼하겠다고 본인이 중매 자리에 나가는 것과 같은 경우다. 이러니 한교총은 명분없이 만들어진 단체다. 그 속에 제일 핵심 요인은 교단 이기주의다. 교단 이기주의와 거기에 편승한 사람들의 이기적 욕심의 산물이다. 이것이 한국교회 제일 큰 문제이다. 

     

    앞으로도 이 문제가 먼저 해결이 안 되면 한국교회는 하나가 될 수가 없고 또한 하나가 되더라도 또 깨진다.

     

    한교총 자체가 얼마나 갈수 있을까 지켜보고 있던 중 이번 총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하나 생겼다. 사람의 문제다. 이번 한교총 총회때 보니 자리 하나를 놓고 정회까지 할 정도로 심각한 위험 수준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지금은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되니까 그럭저럭 잘 하고 있지만 시간 좀 지나면 작은 문제 하나만 생겨도 깨어질 수 있다.

     

    교단 교권주의와 이기주의에 편승하는 사람들의 인성문제는 한국교회 연합에 제일 걸림돌이다. 이유가 없다. 다른 이유를 아무리 갖다 대어도 딱 그 안에 있다고 본다. 이것을 먼저 해결 안 하고 물질만 가지고 하나로 합치겠다 하면 설령 합친다 해도 또 깨어질 것이다. 이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문제는 이런 교단 이기주의와 그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부족한 자질이며 이러한 상태에서 연합기관의 통합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수십여년 전 한국교회가 계속 성장할 때는 정말 기독교 안에서 하는 일은 어떤 일이든 간에 시작하면 잘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는 계속 확장되는 때고 지금은 계속 줄어가는 때이다. 지금은 많이 담겨 있는 것을 빼내야 되는 아픔을 모두가 경험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이 통합하여 하나가 되는 것은 맞으며 그 원칙에는 동의한다. 내게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는 리더의 자격이 되는 한경직 목사와 같이 존경받는 분들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런 분이 나서서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일에 헌신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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