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너는
그토록 푸른 생명력으로
그토록 왕성한 번식을 하는데
어이해
지탱해 줄
기둥도 없이
넝쿨로 살아야 하는가?
염치없이 곁에 있는 나무를 휘휘감고
언덕에 앉아 있는 바위를 타오르며
끝없이 뻗어가는 푸른 힘
홀로는 설 수 없어
기대어 사는 삶
세월은 뿌리에 묻고
넝쿨로 누워 살아도
그래도
여름 숲속이 온통 칡꽃향기로
진동하는 이유는
오늘도
주어진 숙명의 시간을
올라가는 용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