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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별명은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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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칼럼⦁시

그의 별명은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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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서광교회)

 

사람은 누구나 별명을 듣고 산다. 내가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수업시간 들어올 때면 먼저 본 학생이 누구 온다고 별명을 대면 학생들은 다 알아듣고 자리에 앉는다. 그런데 별명 중에는 듣기 좋은 별명은 거의 없다. 얼굴이 검다고 닭 장사, 조금 젊다고 풋대추. 이런 닉네임을 정작 당사자도 모르게 친구끼리 마구 불러대며 웃는다. 

 

이후 나는 목사가 되어 주의 길을 가면서 만나는 사람 중에 문득 떠오르는 이미지로 별명을 붙여 주었다가 본인이 당황하며 기분이 좋지 않게 받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이후부터는 듣기 좋아 할 만한 것만 골라서 부르려고 한다.

 

나의 아버지는 젊은 시절 공주 사곡 면사무소에서 근무할 때 성결교회 집사로 봉사하였다. 그때 열심히 믿는 아버지에게 교우들이 붙여준 별명이 ‘전 목사’이다. 아들된 나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다. 그 후에 아버지는 6.25를 거친 후 신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고 후에 목사가 되어 평생을 목회하시다가 하늘나라에 가셨다. 아버지는 늘 하나님의 은혜로 주의 종이 되어 행복하게 살았네라는 말씀을 즐겨 하셨다.  

 

아버지는 내가 뒤를 이어 가길 원하셨지만 나는 딴 길을 준비하던 중에 1974년 1월 이천석 목사님이 인도하는 부흥집회에서 성령의 불을 받고 내 인생 가는 길이 180도 변화되었다. 그때 처음 가죽 성경책을 구입해 읽던 중에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그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는 말씀이 나를 KO 시켰다. 나는 예수님 아버지 요셉이가 목수라 무식하고, 가난하며, 성탄절에나 한번 등장하는 사람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를 알게 되었다.

 

지금 내가 꼭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 어떤 말보다 바로 그 사람 의로운 사람이야! 라는 이 한마디 말뿐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그와는 거리가 너무 머니 늘 마음이 무겁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서울 아산병원 주석중 교수의 안타까운 비보를 뉴스에서 접하니 마음이 우울하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1799년 친구에게 보낸 편지 중에 “사람이 태어나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죽음이고, 다른 하나는 세금”이라고 하였다. 죽음과 세금은 외면할 다른 방법은 없다. 받아들이자고 말하였다.

 

우리는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믿을진대 그의 죽음 앞에 무슨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인간이라 이런 뉴스를 접할 때면 마음이 아프다.

 

나는 두 번 설교에서 주 교수에 대한 말씀을 전했다. 코로나와 이 교수의 죽음은 하나님이 미련한 우리 인생들에게 주시는 메시지가 분명 있는 것 같다고 말이다. 

 

고인의 조카가 남긴 글에 동감한다. 아이처럼 순수하고 굳은 사명감으로 환자를 돌보고 연구에 매진하셨던 분이 인사도 없이 가버리셔서 너무 애통하지만 국민이 함께 추모해 주고 슬퍼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표현하였다.

 

사람은 처음도 중요하지만 마지막은 더 중요하다. 의사로써 남부럽지 않게 누리고 잘 살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국민을 하나로 묶는 삶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의사가 천직인 듯하다. 수술 받은 환자와 그의 가족이 SNS에 올린 글을 보면 그는 우선 사람이 좋다. 환자들에게 인자하고 따뜻한 분이다.

 

불안해 하는 내게 ‘수술 잘해줄 테니 걱정 말라” 며 안심시켜 주신 분“이라고 하였다. 성품이 좋으셔서 별명이 ‘주님’이었다. 이 말은 아무리 들어도 듣기에 좋은 말이다.

 

내 친구 목사가 암수술을 받고 의사에게 앞으로 1년은 더 살 수 있습니까? 라고 물으니 그는 깜짝 놀란 표시를 하며 그렇게 못살아요라고 말하더란다. 그는 그 의사의 말대로 얼마 뒤 세상을 떠났다. 나는 그 의사가 실력은 있는지 몰라도 인간미는 없는 것 같다. 수술환자에게 의사의 말 한마디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그냥 좋은 말을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또한 오늘의 주인공은 무엇보다 의사로써의 사명감이 불탔다는 생각이다. 일부러 병원 가까운 곳에 살고 때로는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며 환자를 돌보는 그를 가족들이 안쓰러워 할 때면 ”힘들지만 보람되다“는 말을 하였다고 한다.

 

아버지 생명을 15년간 연장 받은 환자 가족은 매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교수님을 보고 내 눈에 살아있는 신은 예수님, 부처님이 아니리 주 교수님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주 교수를 생각하니 복음송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후반 가사가 떠오른다.

 

예수님처럼 바-울처럼 그렇게 살순 없을까. 

 

남을 위하여 당신들의 온몸 을 온전히 버리셨던 것처럼

 

주의 사랑은 베푸는 사랑 값없이 그저 주는 사랑

 

그러나 나는 주는 것보다 받는 것 더욱 좋아하니 

 

나의 입술은 주님 닮은 듯 하나 내 맘은 아직도 추하여

 

받을 사람만 계수하고 있으니 예수여 나를 도와 주소서.

 

짧지만 이 가사를 실천하고 가신 분이 주 교수님 인듯하다. 나는 그에게서 궁금한 것이 있다.

 

그가 하나님의 자녀인가, 아닌가 하는 물음이다. 내 맘에는 그가 틀림없이 크리스찬일 거라는 확신이 든다. 그의 장례를 앞두고 한밤중에 이름 모를 그를 애도하며 나의 남은 삶에도 그를 본받아 살기를 새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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